희미해지려는 마음은

그러나 무엇도 희미하게 만들지 않고


덜 지워진 칼은

길게 내 입술을 가르고


더 캄캄한 데를 찾아

동그랗게 뒷걸음질치는 나의 혀는


/심장이라는 사물,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