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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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업

취업의 문턱 앞에서 허덕거리고 있다.

역시 사람은 그 상황이 닥쳐야만 발등에 불떨어진 듯 걱정하고 힘들어한다.

사람들이 취업이야기를 할 때에는 남일인줄 알았는데...

불안하고 불안하고 또 불안하다.

한편으로는 나 하나 받아줄 곳이 없을까? 싶기도 하다가

괜히 조바심이 나고 나에 대한 신뢰같은건 모조리 떨어져나가고

불신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있다.

도대체 내가 하고싶은게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그걸 정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모르겠는것들 투성이다.



2. 기분

기분은 언제나 그렇듯 오락가락한다.

어느 때와 같은 조울증은 항상 동반된다.

그래도 요즘엔 울증보다는 조증이 더 많은 나날들.

과제가 많아도 마지막이라 생각하니까

화나도 참게되더라구.

'마지막'이라는 말의 힘이 크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뭔가 아쉬움만 가득한 마지막.



3. 가족

그냥 어제 엄마랑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까

기분이 묘했다.

엄마는 나이를 안먹는 줄 알았다.

그냥 그렇게 믿고싶었던 것 같다.

점점 나이들고 기력도 약해지고 마음도 약해지는

엄마를 보니까 괜히 울컥했다.

더 잘해야지 잘해야지 하는 마음은 큰데

정작 실천을 못하고 있으니.

무엇보다 취업 못해서 엄마한테 빌붙어 살까봐

기생충처럼 엄마 피빨아먹고 살까봐 무섭다.

얼른 나도 내 할일을 찾아서

엄마한테 용돈도 드리고

맛있는것도 사드리고

멋있는 옷도 가방도 사드려야하는데

모르겠다.

그냥 막막해.

긴 터널을 하염없이 걷는 것 같다.

조그만 불빛이라도 있으면

그걸 생각해서라도 묵묵하게 걸어갈텐데

내가 그 불빛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니까.

솔직히 말하면 나도 빽있고 인맥있고 돈많았으면 좋겠다.

근데 또 내 상황보다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괜히 배부른 소리하는 것 같기도 하고.